밤에 바다로 산책을 나와 낚시꾼들을 보니
어제 새로 사귄 낚시를 좋아한다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친구가 문득 생각나 실없는 메시지를 던져본다.

오늘 하루 안녕하셨나요?
오늘 밤도 편안한 밤 되셔요. 👋

그리고 잠시 멍하니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나는 아버지와의 추억이 정말 없구나.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자란 나는 바다가 참 그립다.
어렸을땐 공기같이 너무 당연했던 바다.
서울에서 비로소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처럼 종종 바닷가로 산책을 나온다.

어렸을때 나의 추억은 대부분 하천과 바다에 집중되어있다. 어머니와 조개파러 다닌 기억. 친구들과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던 기억. 다이빙하다 죽을뻔한 추억(?...). 잠수해서 소라, 문어 등을 채집(?)한 기억.

수 많은 세월을 함께 했고 나의 추억이 가득한 바다에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버지 역시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자라고 더 나아가 바다관련해서 일을 하셨으나, 내가 기억이 있기도 전에 사고로 실명을 하시고, 류머티스로 인해 병석에 눕게되시면서 아버지와 자연에서 함께 한 추억이 전무하다.

아버지와의 추억 중 가장 생각이 많이 나는 것은.. 아버지께 그림을 배운것이다. 화투(....)



글로벌하게 치자면 트럼프쯤 될까... 아버지를 위해 화투에 점자가 찍혀있었기에 실제로는 아버지의 패를 다 읽을수 있어 패를 다 알고 치는 게임이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연기를 해드렸다.
그 속도 모르고 아버지는 눈뜬 놈이 장님한테도 진다며 열심히 놀리셨지만(.....)

그래서 나는 공교롭게도 화투를 보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이것이 추억의 힘이랄까...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많이 만들라고 권장을 한다. 그 사랑하는 사람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순간에 그 추억을 떠올린다면 잠시나마 그 사람과 함께 했던 행복한 순간으로 시공간 여행을 할 수 있으니까.

추억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시간과 돈을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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