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제의 글과는 맞지 않게도...

나는 휴식파다.

 

그리고 시간을 허무하게 쓰고, 아무 의미 없는 잡담을 좋아한다.

 

논리도 없고, 아무 쓸모도 없고, 아무런 가치가 없는, 그냥 하는 말들.

그런 잡담을 좋아한다.

허나, 듣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내가 말하는 것에 익숙지가 않다.

그냥 이제까지 쭈욱 그랬다.

그냥 듣고 맞장구쳐주고 같이 '하하 호호' 그런 무의미한 시간을 같이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나에게 바랐다.

공교롭게도 난 그런 역할을 싫어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간접경험인데, 이 사람의 아무런 꾸밈없는 그런 잡담. 그런 잡담이 나에게 간접경험이 되어준다.

무엇인가 생각을 하고, 멋있는 척 말을 하려고 하고, 그런 말들은 진위여부가 모호해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친구들이 나에게 말해주는 정말 사소한 고민, 남자친구와의 고민, 그냥 하루 느낀 감정들 그런 이야기들이 참 좋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쓸데없는 버릇이 생겼다.

내가 훈수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불필요한 사족을 내가 달기 시작했다.

그렇게 친구들은 점점 나를 찾지 않게 되었고, 나는 간접경험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난 여전히 대화가 목마르다.

사소한 고민, 즐거움, 분노를 나에게 공유해 줄 친구가 그립다.

그리고 아주 가끔 나의 안부, 나의 이야기를 궁금해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러니 부디 제발,

나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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