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색

1. 음.. 사람마다 취향이란게 존재한다.
나는 음... 털털한 여자애 취향이다.

정확히 말하면 모두한테는 단지 그냥 섬머슴같은 사람일뿐이지만, 내 앞에서만 간혹 보여주는 그 여자다움을 보는것이 좋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남들은 모르는 상대방의 진가를 나만 볼 수 있다는것이 정말 좋았다.
상대방의 특별함을 나만 볼 수 있는것이 좋았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그런 부분을 알아챌 수 있는 단 한명의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난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싶었는지도 모르겠다.

2. 나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가져보았다.

나란 사람은 타인에게는 내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타입인거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3가지 모습밖에 보여주지 않는것 같다.

무표정
혹은 항상 웃고다님
혹은 짜증남

진심으로 기뻐하는 '희', 진심으로 분노하는 '노', 슬퍼하는 모습의 '애' 는 보여주지 않고, 진심의 '락'이 아닌 거짓의 '락'을 보여주면서 살아오는것 같다.
그래도 뭐 가끔은 진심의 '락'이 나오긴하겠지만.

내가 화를 냈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아마도 내가 짜증을 내는 모습을 봤을것 같다. 난 내가 진심으로 화를 낸적이 언제인지도 모를 정도로 분노했던 기억이 없다.

진심으로 기뻐하는 '희' 의 감정은 간혹 본 사람이 있을것이다. 좋은일이 생겼을때는 봤었겠지. 내가 '희'의 감정을 표출하는 날은 세상 어떤 추악한 모습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다만, '애' 의 감정은 절대로 아무에게나 보여준 기억은 없다. 나의 '애'의 감정을 봤던 기억이 있는 사람은 아마 내가 마음을 열었던 사람일것이다. 물론 이런 마음과는 관계없이 가끔 나도 모르게 감정이 흘러넘칠때가 있긴한데, 그건 아버지 이야기 할 때 뿐이다.

이런 감정들과는 별개로. 내가 고민상담을 요청한 경우는 거의 없는것 같다. 혼자서 고민하고 혼자서 해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내가 상담요청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그사람을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내가 상담요청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은아니지만.

희와 락, 그리고 짜증을 제외한 감정은 속으로 삭히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삭히는건지 쌓아두고 있는건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여자친구와 이별을 했을때도 나는 참 기분전환이 빠르다.
첫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마음속으로 정리하는데 1년이 넘게 걸린 탓에 그 감정을 정리하는 법을 알았다고 생각했었지만, 차후에 생각해보니 감정을 정리하는 법을 배운것이아니라,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100%의 감정을 주지 않은것이었다. '여자를 믿지 않는다'. 단순히 여자를 모두 믿지 않는다 라는 뜻이 아니라. 연애, 사랑에 대한 감정 자체를 믿지 않는다. 

물론 서로 사랑하며 연애하고, 결혼해서 잘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이것들을 모두 부정하는것이 아니라, 나와 연관된 그런 감정을 믿지 않는다는것이다. 그러니까 차여도 큰 타격은 받지 않는다. 오히려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건 난데, 이상하게 분위기는 내가 차는 듯한 분위기로 흘러간적이 많다.

예전에 내가 좋아하는(그냥 사람으로서... 나 게이아님) 선배가 술마시고 나에게 한말이 있다.
니가 우리집에와서 놀면 참 즐거워. 요리도 같이 해서 먹고, 책이야기도 하고 시시한 잡담도 하고 게임이야기도하고, 웃고 떠들고.
근데, 니가 집에 돌아가고나면 머리속에는 항상 물음표가 남아. 난 대체 얘랑 뭘한거지? 이런것들은 다른사람과도 다 할수있는건데, 왜 하필 너인거고, 너는 왜 하필 나랑 이런거지? 그냥 시간나면 요리해서 먹고 웃고 떠들고, 남는것 하나 없는 시간의 소모. 너랑 대화를 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거야?
라고.

저 말을 듣기전까지 나는 그형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말그대로 시간의 소모. 그것을 계기로 그 형에게 마음을 열어 이런저런 심도있는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랑 어울려 놀고 웃고 떠들고하는것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것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마음을 열고 대했던 사람들이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내 뒤통수를 친적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그 한명으로 인해 간간히 마음을 열 수 있는 한명씩을 찾아 마음을 열고 있다.
어쩌다 마음을 열었을때 또다시 뒤통수를 맞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애초에 마음을 여는일이 별로 없으니,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과도 그냥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들의 평가와는 관계없이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내 스스로가 직접 겪은것만 판단하는 성향이 있기도 하고.

내가 감정을 다루는 법이 워낙 다른사람들과 다르다보니 그쪽에 자꾸 관심이 가고, 자꾸 심리학쪽에 관심이가고 그러는것 같다.

내 감정을 자기 안으로만 삭히기 때문에 혹시 이게 후천적인 자폐인가? 하고 생각한적도 있다.
(실제로 주변에 자폐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는 분에게는 정말 죄송한 말이지만....)
사실 자폐 증상 진단 12가지를 호기심에 해봤는데... 진단조건은 100% 충족시키지는 않지만... 12가지중 7~8개가 맞는다는게 함정.
조건은 6개 이상에 각 영역별 최소 포함개수가 있어야 하는데 한 영역에서 1개도 나오지 않아서...
유사 증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긴한데... 이건 꽤 맞는게 많이 있긴한데... 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진단하는건 그만두기로 했다.

앞으로 나에 대한 사색을 심야에 하는걸 그만둬야겠다. 
다른거나 사색해야지..

그냥 난 좀 별난 놈인가보다.

위험하지 않아요. 물거나 해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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