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색


2000년 5월에 일어난 이은석 존속살인 사건을 우연히 인터넷에서 접하고 많은 생각이 든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역시 집안에서 차별을 받아온 차남으로서 만감이 교차한다.

동네방네 자랑할 수 있을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디서 창피하지 않을만한 성적을 받아냈던건 어머니에게 '수고했다.' 혹은 '열심히했네' 라는 말 한마디 듣고 싶었음이었다. 석사학위를 받고 난 지금도 내가 그렇게 듣고싶어했던 저말을 들어본적은 없다. (사실 전역 이전엔 시험공부라는걸 제대로 공부해본적은 없지만...)

난 애정결핍이다. 장남을 편애하는 어머니로부터,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생계를 꾸리시느라 열심히 살아오신 어머니로부터 애정을 받았다고 느껴본적은 없다.

B급장학금을 받으면 왜 A급을 못받았냐고 구박하시고 A급 장학금을 받아도 그 사실조차 모르셨다.(학비는 내가 다 내서...)

난 잘모르겠다. 
성적이 잘 나와도, IQ테스트에서 나름 높은 지능을 받아 와도(물론 지금은 술담배에 찌들어서... 하아...) "그래도 니네형이 머리는 너보다 더 좋아." 를 입에 달고 사셨던 당신께 나는 자랑스러운 아들인지 어떤지.. 나는 잘 모르겠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며 차남일지언정 당신의 친자식을 믿지 못하시는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지금도 난 만감이 교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당신께, 그리고 많은 가정폭력사건에서 보여지는 아동에 대한 폭언, 구타만은 하지 않았던 당신께, 그리고... 내가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생각의 유전자를 주신 당신께 감사를 드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난 내가 결혼이라는걸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결혼을 하더라도 애를 낳을 자신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애를 낳아 좋은 아버지로서 내 자식을 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사상이 건강한 훌륭한 인재로 키울 자신이 없다. 

나 자신은 운좋게도 훌륭하신 스승님들을 만나 한사람의 몫을 할 수 있는 청년이 되었지만 그 운이 내 자식에게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무엇보다... 인성교육과 학업교육을 두루 가르쳐야하는 초 중 고등학교는 이미 학업에만 치중되어있는 현실이 날 두렵게한다.

내가 아는 많은 싱글, 솔로들에게 말하고 싶은것은..
배우자 혹은 애인의 조건을 따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일이다. 
다만 그 조건이 물질적이나 외모가 되서는 안된다. 그사람이 얼마나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사람이 얼마나 책임감이 있는 사람인지, 그사람이 얼마나 당신을 사랑해 줄 수 있는지를 따져보았으면 한다.

매도 맞아본 놈이 때린다고,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해 줄 수 있다. 
아직 젊은 동생들은 향락에 젖은 연애가 아닌 사랑을 배울 수 있는 연애를 했으면 한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것은, 성장기때 못먹고 안자서 키가 작은것도 아니고(2위) 영어,수학 공부를 열심히 안했던것도 아니다(3위).

이 나이 먹도록 제대로 된 사랑한 번 못 받아 보고 못 해본 것이다. 

그냥 외로워서 대충 시작하는 연애를 하지 말고 스스로가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그런 연애를 했으면 한다.

물론 지금의 나처럼 이런거 따지기 시작하면 안생기더라.

- 오유에서 눈팅하다 오늘 베오베에 이은석 사건이 뜨길래 작년 10월인가 11월에 술먹고 끄적였던, 감성돋고 손발 오그라드는 글이 생각나 끄집어내 봤음.

- 지금보니 얼굴에 불이날 정도로 부끄럽지만 기승전ASKY 의 감동적인 결말까지 완벽한거 같아 끄집어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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